책 리뷰 열일곱 번째! 이번에는 시집이다.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여름의 느낌이 아예 없어졌다...
그래서 제목부터 나 여름이오! 하고 외치는
시집을 가져왔다.
여름이 지나가니까 여름이 그리워져요... 생각나요...
지금 몸살감기 때문에 골골거리느라
죽겠단 말이다... 날씨가 추워져서 수족냉증이 더 심해져 버렸단 말이다!
1. 책 정보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한국시
- 140쪽 282g 129*206*12mm
2. 출판사 서평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길 위에서
대칭과 역설로 일깨우는 삶의 비밀들
고통과 사랑의 통과제의가 남긴 ‘숨길 수 없는 노래’
저마다 절망과 서러움으로 점철된 세파(世波) 속 우리에게 매 고비 뜨겁게 읽혀온 ‘이성복의 시’는 어떤 의미일까. 누구는 “아픔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1980)라는 그에게서 위로받았을 것이다. 누구는 “사랑의 의무는 사랑의 소실에 다름 아니며, 사랑의 습관은 사랑의 모독일 테지요. 내가 당신을 떠남으로써만…… 당신을 사랑합니다”(『남해 금산』, 1986)라는 고백에 희열로 뒤척이는 나날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생에 밀착한 명료하고 강렬한 그의 시적 진술들로(『호랑가시나무의 기억』, 1993)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의 깊이를 맛보았을 테고, 또 어떤 이는 극도로 감정을 절제하고 사물의 부피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확한 언어를 짚어내는 시들로(『아, 입이 없는 것들』, 2003) 남루한 생이 일순 아름답게 탈바꿈하는 비밀한 순간들을 목도했을 것이다. 어쩌면 외국어로 접한 수십 편의 시적 단상들(『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2003; 2012)을 읽어내며 자신의 독서 이력과 삶의 허기가 함께했던 시간을 포개어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하다 “이곳에 와서(來), 같아지려 하다가(如), 슬픔을 보고(哀), 맞서 대들다가(反), 많은 일을 겪고(多), 비단처럼 펼쳐지고야 마는 것(羅)”(『래여애반다라』, 2013)이라 말하는 그에게서 그 누구도 생(生)-사(死)-성(性)-식(食)의 기록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그리하여 생의 불가능성을 거듭 되씹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 역시 숱할 것이다.
이렇듯 생의 매 순간, 바라봄만으로 위안을 전하는, 실존의 고뇌와 감각의 깊이로 처연하게 빛나는 숱한 시를 노래한 이성복의 시-숲에서 『그 여름의 끝』(초판 1990)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치욕의 시적 변용”에서 지난한 “사랑과 타자”에 대한 고민을 거쳐 시와 문학과 생의 문에 닿는 궁극의 열쇳말을 찾아 흔들리는 ‘이성복의 풍경’에서 중허리에 해당하는 이 시집은 서시 「느낌」에서 시집에 표제를 내어준 「그 여름의 끝」까지 시 총 106편이 묶여 있다. 사랑이라는 말과 타인이라는 말을 거듭 옮기면서 한없이 되살아나고 다시 한없이 되살아내는, 내가 맺는 세계의 깊이와 넓이가 가뭇없이 확장해 가는 그 경이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겠다.
3. 느낀 점
리커버 된 커버가 마음에 들어서 산 시집이다. 예전에 샀는 데 있는지 모르고 한번 더 사서
집에 두 개나 있는 시집이다.
시집은 많이 읽진 않는데 몇 개 있다. 가끔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진짜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와버렸을 때
그 여름의 끝 시집을 읽는 기분은
묘했다, 여름아 가지 마
그렇게 싫어했는데... 땀 뻘뻘 흘려서 싫어했는데
막상 지나가버리니까 지금 난 콧물 찔찔 흘리고 기침하고 일어나기도 싫어...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됐어...
그 여름의 끝 시집 안에
글 중에 그 여름 나는 폭풍에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폭풍 공감했다.
이리저리 휘둘렸던 여기저기 휘둘려서 치이고 다녔던 과거 여름날 뜨거웠던 내 모습이 그려졌다.
점점 추워질수록 나태해지고 있다. 시집은 재미있단 말이지. 내 개인적으로 내 멋대로
이래저래 공감하면서 읽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간다. 그러다가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이 있으면
계속 곱씹으면서 마음에 담아둔다. 그런 맛이 있다 어쨌든 추위를 많이 타는 덕분에 만나게 된 즐거운 시간이었다.
얇지만 100편이 넘는 짧은 시들이 담겨 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천천히 곱씹으며 문장 하나하나를
즐기다 보면 내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을 발견할 수 있다. 어렵지 않은 시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혹시라도 이해가 안 되면 그냥 넘어가고 다른 거 읽으면 된다. 시는 많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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