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열여섯 번째!
오래전에 읽은 책이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유명한 책이다.
몇 년 전이지 20대 초에 읽은 거 같은데...
그냥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해서 읽었던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덕후가 폐지 압축하는 일을 하며 이럭저럭 사색하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던 거 같다.
1. 책 정보
- 보후밀 흐라발
- 기타 국가 소설
- 180쪽 350g 120*191*17mm
- 문학동네
2. 책 소개
현대 체코 문학의 거장, 보후밀 흐라발 필생의 역작
시끄러운 세계의 고독 속에서 해방을 꿈꾼 몽상가의 불꽃같은 독백
체코의 국민작가 보후밀 흐라발은 프란츠 카프카 이후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해외 언론과 작가들에게서 ‘체코 소설의 슬픈 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프라하의 봄’ 이후 밀란 쿤데라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프랑스 등으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 데 반해 그는 체코에 남아 끝까지 체코어로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은 체코에서만 3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전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밀란 쿤데라는 흐라발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체코 최고의 작가’라고 칭하며 그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고, 줄리언 반스는 그를 ‘우리 시대에서 가장 세련된 작가’라고 언급했으며, 필립 로스는 그에 대해 ‘적어도 나에게 그는 현대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다’라고 극찬했다. 문학 전문 리뷰 잡지 〈트위즈 매거진〉은 ‘흐라발은 체코의 프루스트다. 아니, 차라리 프루스트가 프랑스의 흐라발이라 하는 게 옳을 것이다’라고 썼을 정도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흐라발 본인이 ‘나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고 선언할 만큼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며,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강렬한 소설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삼십오 년째 책과 폐지를 압축하느라 활자에 찌든 나는,
그동안 내 손으로 압축한 책들과 흡사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소설의 화자인 한탸는 35년간 폐지 압축공으로 일해온 인물이다. 어두침침하고 더러운 지하실에서 맨손으로 압축기를 다루며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폐지를 압축한다. 천장에는 뚜껑문이 있고, 그곳에서는 매일 인류가 쌓은 지식과 교양이 가득 담긴 책들이 쏟아져내린다. 니체와 괴테, 실러와 횔덜린 등의 빛나는 문학작품은 물론, 미로슬라프 루테나 카렐 엥겔뮐러가 쓴 극평들이 실린 잡지들까지. 한탸의 임무는 그것들을 신속히 파쇄해서 압축하는 일이지만 그는 파괴될 운명인 폐지 더미의 매력에 이끌린다. 그는 쏟아지는 책들을 읽고 또 읽으며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는다. 마치 알코올처럼 폐지 속에 담긴 지식들을 빨아들인다. 바퀴벌레와 쥐가 들끓는 더러운 환경에서 지내며, 소장에게는 끊임없이 독촉과 욕설을 듣지만 쏟아지는 책들을 생각하면 반복되는 노동도 견딜 만하다. 귀한 책들은 따로 모으다 보니 그의 집은 수톤의 책으로 가득 찼다. 여차하면 무너질 듯이 아슬아슬하게 쌓인 책들은 그의 고독한 삶에서 나름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즐거움이다. 이제는 노인이 된 그에게도 한때 함께했던 여자들이 있었다. 그와 오래도록 함께할 뻔했던 어린 시절의 연인 만차,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그와 함께 지내게 된 집시 여자. 그는 그런 추억들을 회상하며 마치 시시포스의 신화처럼 끊임없이 노동을 지속해 나간다. 그 일을 견디려면 매일 수리터의 맥주를 마셔야 할 정도로 고되지만, 그는 35년간 그 일을 해왔으며, 퇴직하더라도 압축기를 구입해서 죽는 순간까지도 그 일을 하기를 꿈꾼다.
3. 느낀 점
어렸을 때 이런 냉소적인 톤의 소설을 좋아했다.
상실의 시대나 1984나 인간실격 같은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소설을 좋아했고
철학책을 이해하지 못해도 그냥 좋아했다. 맨날 누워서 고민하고 노트에다가 왜? 이러면서 글 쓰고
그런 시간을 즐겼던 걸로 기억한다..ㅋㅋㅋ
어쨌든 이 책은 굉장히 얇다. 장편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빨리 읽을 수 있다. 카페에서 조금만 죽치고 앉아
읽으면 금방 읽는다.
주인공이 책 덕후라 완전 밑바닥. 어두침침한 환경에서도 좋은 책을 발견하면 좋아하고 거기서 기쁨을 얻는다.
주인공은 자신의 일을 굉장히 사랑한다. 책을 통해 다양한 철학과 지식 교양을 쌓았고 책으로 탑을 쌓는 취미도 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주인공 자신이 비인간적이라며 혐오하던 사람들과 똑같이 자신이 사랑하던 책들을
폐지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노동과 실존,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화 이후 주인공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게 되자
주인공의 자신의 삶의 방식에 어쩔 수 없이 변화를 갖게 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시간은 사라졌다.
지금도 AI가 무한히 발전하면서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예전에 내가 일하는 기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정말 AI가 다 알아서 해준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내가 할 일이 없어졌다. 대신 다른 할 일들이 많이 생겨났다.
여기서 주인공은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보다는 자신을 더 고독 속으로 넣는 방식을 택했지만.
발전은 좋지만 수많은 실직과 실업으로 인해 힘들어진 현재와도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슬펐다.
짧은 소설이지만 깊은 통찰이 들어있는 소설이다.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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